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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tation

Janis Ian - Between The Lines / 1975

by Spike93 2009. 1. 26.


 



쓸쓸함과 허무함, 애절함, 그리고 삶에 대한 냉소등을
재니스 이언만큼 드러내지 않고 절제있게 표현할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될까
그 절제미가 정점에 있는 Stars(74)를 들을때면 코끝이 시큰 해지면서 잠깐 넋을 놓게 된다..
 
추상적이지 않고 공허하지 않은 노랫말들
혼잣말 하듯 나직하게 울리는 차갑고 메마른 목소리
대중들의 싸구려 정서에 호소해서 돈이나 좀 벌려는 음악인들
인생은 불공평하고 힘들다고 "뻥치면서" 자기자신도 못알아먹을 현학적인 가사와
제어되지 않은 감각적인 사운드로 도배해 온갖 무게는 다잡는 짝퉁 뮤지션들이 인기를 얻는걸 볼때마다
재니스 이언의 음악들을 더욱 더 찾아서 듣게된다...
  
그녀의 노래에서 묻어나오는 이런 건조한 정서는 이미 10대중반에 시작되었다
열여섯 10대시절, 우회적으로 기성세대들을 환멸하는 내용의 Society's Child 를 부르고 -
이 노래는 흑인 남친과 백인소녀와의 인종간 사랑을 다룬 가사로 유명하다 -

At Seventeen
I learned the truth at seventeen
That love was meant for beauty queens
난 17세에 진실을 알았어
사랑은 미인대회에서 여왕으로 뽑힌
애들에게나 의미있다는 걸..
.............
To those of us who know the pain
Of Valentines that never came,
And those whose names were never called
When choosing sides for basketball
다시 오지않을 발렌타이 데이의
고통을 아는 우리들에게
농구경기에서 편을 짤 때
이름 한번 불려본적 없던 이들에게도...

10년후엔 명반『Between the Lines』에 수록된 너무나 낯익은 "At Seventeen"으로 외모지상주의와 따돌림에 대한
사춘기 소녀의 절망감을 서정적인 선율로 "담담하게" 노래한다
(이 음악을 들을때 마다 몇몇 음악애호가들이 재니스 이언같은 여성 뮤지션들에 대해 미모는 별론데 음악성 하나는 끝내준다 라는식의 잡설들을 늘어 놓는걸 볼때면 그들의 천박함에 헛웃음을 흘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메마르고 강렬한 감성을 전혀 격하지 않고 차분하게 섬세한 어쿠스틱 사운드에 담아 표현하고있다

쓸쓸하게 파티가 끝나면 (When the Party's Over), 아득한 열일곱살 시절의 상처를 뒤로한채 (At Seventeen)
시크한 재즈풍의 Bright Lights and Promises가 흐르고 시린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듣게되는 배신당한 여인의
처절한 독백 In the Winter가 하얀 눈 위를 적시듯 차갑게 이어지며 가슴을 쓸어 내린다
그 여운이 가시기전에
제목 그대로 한편의 수채화를 떠올리게 하는 Water Colors가 화선지 위에 다시 펼쳐지고
찰랑거리는 오케스트레이션과 피아노가 따뜻하게 가슴을 적시는 Tea & Sympathy와 Lover's Lullaby로
앨범의 끝을 수놓는다
절절한 멜로디와 고급스런 편곡 그리고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재니스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25살 나이에 이런곡들을 모두 혼자서 써냈다는것이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Between the Lines앨범은 완벽하고 아름답다!

싱어송 라이터(Singer-Songerwriter)라는 호칭 만으로 부르기엔 어딘가 부족한
너무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재니스 이언 이지만
그녀의 노래와 흔적은 예순에 다다른 지금도 그리 요란하지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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