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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y Station

Television - Marquee Moon / 1977

by Spike93 2009. 2. 20.









『우리가 텔레비젼이라는 이름을 채택한 이유는 미국내 모든 가정에 다 있는 존재가
바로 텔레비젼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집에나 다들 있을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있는듯 없는듯
느껴지는 존재가 바로 텔레비젼 아닌가. 』

기타리스트 리차드 로이드(Richard Lloyd)가 밝힌 텔레비젼을 밴드명으로 정한 이유다
그러나 이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기타록의 한 정점을 찍은 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77년 데뷔앨범『Marquee Moon』을 듣고 여기에 수록된 곡들을 존재감이 안느껴지는 "흔한" 음악으로 받아들일
리스너가 몇명이나 될까..      
비슷한 배경으로 영국에서 가장 흔한성인 스미스(Smiths)를 밴드명으로한
스미스의 음악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촌스러움과 세련됨의 경계에서 습기 흠뻑 먹은 무지 독특한 사운드를 뿌려대는
두 영미밴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흔하지 않은" 음악들을 들려준다

네 멤버의 휑한 몰골이 전면에 찍힌 시푸르둥둥한(!) 앨범자켓 부터가 강렬하게 뇌리에 박히는
텔레비젼의 Marquee Moon은 쓰리코드 어쩌구 하는 펑크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단방에 날려버린다
재즈연주 에서나 나올법한 긴 호흡의 즉홍연주가 출몰하는가 하면
듣도보도 못한 변칙코드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탐 벌레인과 리차드 로이드가 만들어내는 실험적이면서 능수능란한 기타연주는
클래쉬나 섹스 피스톨즈같은 동시대 영국펑크밴드들의, 무한정 달리고 질러대는 스토록 위주의
심플한 기타연주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섹피의 골든넘버인 Anarchy In the U.K, God Save The Queen이나 클래쉬의 Tommy Gun같은곡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이들의 연주는 펑크라기 보단 프로그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연주나 기법 구성자체가 최소한의 코드와 그에 따르는 무기교의 징글쟁글한 기타 연주로 기성체제와 노땅들의
표리부동한 엄숙주의를 단한방에 불태워 버리려는 순수혈통 평크족들의 퍽큐태도와도 확실이 거리감이 있다


머리가 시릴정도로 샤프하게 요동치는 기타가 차갑게 마찰을 일으키는 Friction이나
이상야릇하게 콧날이 시큰해지는 Torn Curtain등 듬성듬성 들을수 없는곡들이 즐비한 앨범이지만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10분여의 타이틀곡 Marquee Moon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란한 기타연주 일것이다
메이저 키의 루트음에 텐션을 첨가하여 장조지만 단조의 느낌을 내는 믹소리디언 스케일(D Mixolydian
Scale) 모드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5음계 기타리프로 시작하는 탐 벌레인의 기타연주는, 한때 탐의 피앙세 였었던 패티 스미스(Patti Smith)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천마리의 파랑새가 지저귀는"것처럼 상당히 인상적이면서 기괴하다
한국과 중국,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음계 특유의 동양적 분위기 때문인지
기타선율이 유려하면서 특히 솔로연주시에는 공간적 여백이 느껴지기도 한다

거기에 건조하게 푸석거리는 듯한 드럼과 베이스연주도 일품인데 끝까지 균형감을 잃지 않으면서 파랑새의 지저귐에
맞춰 
점점 강한톤으로 기타사운드를 감싸 안으며 이 긴곡에 생명력을 주고 있다
그리고, 건성건성 부르는것 같은 낭독(Spoken Word)에 가까운 탐 벌레인의 투박한 보컬도 앨범전체에 독특함을 부여한다 
마치, 지글거리는 태양아래서 날생선이 퍼덕거리는것 같은 이런 연주는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적이 없이 중독적이다

「역사상 가장 실험적인 기타록 음반」이라는 평가가 Marquee Moon의 이 연주에서 연유했을 것이다
사뭇 거칠게 보이는 데뷔앨범 이지만 음악적으로 확실한 궤도에 오른 절정의 고수들만이 할수 있는 연주들

텔레비젼의Marquee Moon」은 같은해에 나온 Talking Heads의 만만치 않은  데뷔앨범인
Talking Heads:77」과 함께 뉴욕펑크씬에 아트펑크(Art Punk)의 씨앗을 진하게 뿌린
록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창의적인 데뷔앨범으로 기억될것이다

Television
Tom Verlaine - Lead Vocal, Guitar
Richard Lloyd - Guitar, Vocal
Fred Smith - Bass
Billy Ficca - D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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